신용회복경험담
다시 그려낸 내 인생의 밑그림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2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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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했던 청춘의 한 장면 (약 15%)
저는 올해 서른한 살,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그림으로 먹고살겠다는 꿈 하나로 여기저기 프로젝트를 찾아다녔고, 큰돈은 아니어도 자유롭게 사는 삶에 만족하며 지냈습니다. 개인 작품을 전시하기도 하고, 가끔은 웹툰 작업이나 북커버 일러스트를 맡아 소소하게 벌며 살아왔죠.
그 무렵 지금은 전 아내가 된 사람을 만났고, 같이 미래를 그리며 결혼을 했습니다. 처음엔 행복했습니다. 그림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였으니까요.
2. 전개: 무너진 사랑, 남은 빚 (약 25%)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 달랐습니다. 일은 불규칙했고, 수입도 들쑥날쑥했습니다. 생활비, 월세, 카드값… 점점 서로에게 예민해졌고, 결국 3년 만에 이혼하게 됐습니다. 이혼 자체도 힘들었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재산 분할과 위자료 문제가 생각보다 컸습니다. 당시 공동명의로 해둔 빚도 있었고, 위자료 명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일시로 마련해야 했습니다. 은행 대출 두 건과 카드론까지 끌어쓰며 총 7,800만 원의 빚이 쌓였죠. 그렇게 정신없이 3년 반이 지났고, 어느새 매달 이자만 수십만 원씩 나가고 있었습니다. 수입이 적었던 달엔 카드로 이자 돌려막기까지 했으니까요.
3. 위기: 절망 속에서 피어난 결심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어느 겨울이었습니다. 한참 일이 없을 때였는데, 연체가 시작되면서 카드사에서 독촉 연락이 쏟아졌고, 통장이 압류됐습니다. 계좌가 막히니까 기본적인 생활조차 안 되더라고요. 그때 진심으로 “아, 이러다 진짜 파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개인회생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지인에게 하소연하듯 말했더니, “너 같은 프리랜서도 개인회생 신청할 수 있어”라고 하더군요. 사실 부끄럽고 겁도 났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상담을 받으러 갔습니다. 문을 열기 전까지도 심장이 덜컥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4. 해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시간들 (약 25%)
상담을 받고 준비 서류를 정리한 뒤 실제로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법원에서 인가 결정이 나기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수입 증빙이 어려워 애를 좀 먹었지만, 거래내역과 계약서를 꼼꼼히 모아 제출했어요. 월 평균 수입을 기준으로 변제계획이 세워졌고, 지금은 매달 약 29만 원씩 3년간 갚는 계획이 인가됐습니다.
법원에 출석하는 날엔 많이 긴장했지만, 생각보다 절차는 친절하고 체계적이었습니다. “이 사람은 갚을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힘든 순간도 많았습니다. 월 변제금을 내고 나면 생활비가 빠듯했고, 작업량을 맞추지 못하면 수입이 줄어 불안하기도 했죠. 그럴 때마다 “지금만 잘 버티자, 이건 나를 위한 투자야”라고 되새겼습니다.
5. 결말: 다시 그리기 시작한 나의 미래 (약 15%)
개인회생 인가를 받은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지금은 변제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고, 마음의 짐도 훨씬 가벼워졌어요. 예전처럼 불안에 떨며 잠 못 이루는 날은 없습니다. 오히려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소소한 수입도 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는 제 그림으로 책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그리는 일을 좋아하니까요. 예전엔 꿈도 꿀 수 없던 일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저처럼 채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개인회생은 도망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두 번째 기회”입니다.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바로잡는 것도 용기입니다.
당신의 인생도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다시 한 걸음, 천천히 걸어나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