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저는 올해 서른하나,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소소하게 책 삽화나 온라인 프로젝트를 맡으며 자유롭게 살았죠. 수입은 많지 않았지만, 생활비와 작업 장비를 마련할 만큼은 벌 수 있었고, 나름 만족스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리며 세계를 여행하는 꿈도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막연한 상상이었어요.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문제는 여동생의 해외 유학이었습니다. 부모님이 형편이 넉넉하지 않으셔서, 제가 일부를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은행에서 학자금 대출과 생활비 대출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일만 열심히 하면 갚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유학 생활이 길어지고, 환율이 오르면서 예상보다 지출이 커졌습니다.

게다가 프리랜서 수입은 매달 일정치 않아, 대출이자를 내기 위해 신용카드를 돌려막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새 은행 2곳과 카드사 2곳에 빚이 쌓였고, 총액은 8천만원이 넘어갔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채무’였던 것이, 점점 ‘빚의 늪’이 돼가고 있었습니다.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4년쯤 지나니 매달 이자만 내도 생활이 빠듯했습니다. 카드 결제일이 돌아오면 손이 떨렸고, 작업 의욕도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카드사에서 연체 통보가 왔습니다. 그 순간, ‘이렇게 가다간 인생이 무너진다’는 공포가 밀려왔죠.

한 달 정도 고민하다, 인터넷에서 개인회생 제도를 찾아봤습니다. 처음엔 ‘나 같은 사람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주변 지인 한 명이 “이건 도망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해줬습니다. 그 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상담을 받으러 가던 날, 솔직히 부끄럽고 무서웠지만, 한편으로는 살 길을 찾는 기분이었습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첫 상담부터 법원 인가 결정까지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변제계획은 월 45만원씩 3년 동안 갚는 조건이었고, 나머지는 탕감받게 되었습니다.

서류 준비가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거래 내역, 소득 증빙, 생활비 지출 내역까지 꼼꼼히 제출해야 했거든요. 중간에 한 번은 법원에서 추가 자료를 요청해 며칠 밤을 새워 정리했습니다. 법원에 출석했을 때, 재판관 앞에 앉아 제 상황을 설명하는 순간은 정말 긴장됐습니다. 하지만 절차가 끝나고 인가 결정문을 받았을 때, 마치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변제를 시작한 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갚아나가니, 더 이상 빚 독촉 전화에 시달리지 않고, 작업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생활은 여전히 넉넉하지 않지만,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앞으로는 저만의 그림 브랜드를 만들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과거의 무모한 선택을 반면교사 삼아, 이제는 소비와 대출에 훨씬 신중해졌습니다.

혹시 저처럼 빚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든 분들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제도를 알아보셨으면 합니다. 개인회생은 잘못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기회입니다. 저 역시 이 과정을 통해 ‘두 번째 기회’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