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6.18 10:46

9천만원 빚더미에서 벗어난 이야기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6.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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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일상의 시작

안녕하세요. 저는 35세 남성으로,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내와 유치원생 아들 하나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죠. 연봉 6천만원 정도로 그럭저럭 살 만했고, 아내도 파트타임으로 일해서 가계는 안정적이었습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제 인생에 '빚'이라는 단어는 전세대출 정도가 전부였어요.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가끔 동료들과 술 한잔 하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여유 시간이 생겼고, 그때부터 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투자라는 달콤한 유혹

처음엔 정말 단순한 호기심이었어요. 회사 동료들이 주식 이야기를 하는데, 하루에 몇십만원씩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솔깃했거든요.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처음 6개월은 운이 좋았어요. 투자한 돈이 두 배가 되더라고요. 그때 제가 착각한 게, 이걸 제 실력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아내한테 자랑까지 했죠. "여보, 이번 달에 투자로 300만원 벌었어!"

그 성공에 취해서 점점 더 큰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투자하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레버리지까지 사용했어요. 저축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곧 큰돈을 벌어서 다 갚을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지옥으로 가는 2년 3개월

2022년 초부터 상황이 급변했어요. 코로나 완화로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제가 투자한 주식들이 줄줄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곧 오를 거야"라고 생각하며 버텼는데, 손실이 계속 커져만 갔어요.

더 큰 문제는 빌린 돈에 대한 이자였습니다. 매달 300만원이 넘는 이자를 내야 했는데, 제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됐어요. 결국 다른 곳에서 또 빌려서 이자를 갚는 악순환이 시작됐습니다.

아내에게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요. 가끔 카드 고지서나 대출 관련 전화가 오면 "회사 일"이라고 둘러댔습니다. 밤에 혼자 계산기 두드리며 숫자와 씨름하는 날들이 계속됐죠.

2024년 3월,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이 왔습니다. 총 빚이 9천만원까지 늘어났고, 매달 갚아야 할 돈이 500만원이 넘었거든요. 제 월급으로는 절대 불가능한 금액이었습니다.



무너진 가정, 그리고 결심

결국 아내에게 모든 걸 털어놨습니다. 아내는 처음에는 말을 잇지 못하더니, 나중에는 펑펑 울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을 혼자 결정할 수 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얼마나 바보같은 일을 했는지 깨달았습니다.

한 달 동안 가정 분위기가 최악이었어요. 아이 앞에서는 티를 안 내려고 했지만, 결국 아이도 눈치를 채더라고요. "아빠, 엄마가 왜 자꾸 울어?"라고 물을 때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그 시기에 인터넷으로 개인회생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파산'이라는 단어 때문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개인회생은 완전히 다른 제도더라고요. 빚을 일정 부분 탕감받고, 나머지는 5년에 걸쳐 갚는 제도라고 하니까 희망이 보였습니다.

개인회생 신청, 그 험난한 여정

2024년 5월, 드디어 법무사 사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상담받으러 가는 날 아침에 아내가 "잘 다녀와"라고 했는데, 그때 아내의 지친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법무사님이 제 상황을 듣고 나서 "충분히 개인회생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총 빚 9천만원 중에서 약 1천8백만원 정도만 5년에 걸쳐 갚으면 된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서류 준비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어요. 2년 치 급여명세서, 통장 거래내역,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등... 제 지난 2년간의 잘못을 모두 정리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주식 거래 내역을 정리할 때는 정말 한심하더라고요. "내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어요.

2024년 7월에 개인회생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9월에 법원에 가서 면담을 받았습니다. 판사님 앞에서 제 상황을 설명할 때는 떨렸지만, 진솔하게 이야기했어요. "다시는 투기성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인가 후의 새로운 시작

11월에 개인회생 인가 결정이 났습니다. 그날 법무사 사무실에서 전화받을 때 정말 울컥했어요. 월 변제금액은 30만원으로 정해졌고, 5년 동안 총 1천8백만원을 갚으면 되는 거였죠.

무엇보다 좋은 건 채권자들의 독촉 전화가 완전히 끊어진 거예요. 그동안 하루에 10통씩 오던 독촉 전화 때문에 휴대폰 보는 것도 무서웠는데, 이제는 그런 스트레스가 없어졌습니다.

변제를 시작한 지 7개월째인데, 한 번도 연체한 적 없이 꼬박꼬박 납부하고 있어요. 월 30만원이라는 금액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전에 매달 500만원씩 이자를 내던 것에 비하면 정말 천국이죠.

지금의 삶, 그리고 미래

요즘 아내와의 관계도 많이 회복됐어요. 처음에는 서로 말도 제대로 안 했는데, 이제는 가계부도 함께 작성하고 모든 지출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이도 예전처럼 "아빠!"하며 달려오고요.

물론 제약이 많아졌어요. 신용카드 사용도 제한되고, 큰 지출은 미리 계획해야 하죠. 하지만 이런 제약들이 오히려 저에게는 도움이 돼요. 예전처럼 충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게 되거든요.

가장 큰 변화는 주식 앱을 모두 삭제한 거예요. 이제는 투자보다는 저축을 우선으로 생각해요. 매달 10만원씩이라도 꾸준히 모으고 있고, 변제가 끝나는 2029년에는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계획입니다.



같은 처지의 분들께

만약 지금 빚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보세요. 저처럼 2년 넘게 혼자 버티려다가 상황을 더 악화시킬 필요 없어요.

개인회생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법적으로 보장된 재기의 기회예요. 저는 개인회생을 통해 가족을 지킬 수 있었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제게 가장 소중한 건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에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가치를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4년 2개월 더 성실히 변제하고, 정말 새로운 출발을 하겠습니다.

여러분도 포기하지 마세요. 분명히 길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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